제가 하루에 네다섯번 오고가는 오솔길입니다. 4월 하순입니다. 서해의 작은 섬 주문도의 봄은 더디기만 합니다. 꽃피는 시기가 강화도가 서울보다 5일 늦고, 주문도가 강화도보다 5일 늦다고 어르신네들은 말씀들 하십니다. 이제 개나리 꽃이 만개하면서 여린 새순이 고개를 내밉니다. 백목련도 덩달아 우람한 꽃송이들을 하늘을 향해 벌립니다. 섬 날씨가 차다는 것을 반증하는 에피소드를 한가지 소개해 드립니다. 새내기 직원이 처음 겨울을 나면서 4월말에 옛 친구들과 인천 부평역 지하상가에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본도인 강화도행 첫배는 아침 7시입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습니다. 새내기가 군고구마 장사가 걸치는 두터운 털점퍼를 걸치고 약속장소에 나가자 친구들이 모두 파안대소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너는 알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