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감나무가 모든 잎을 떨구고, 까치밥만 잔뜩 매달았습니다. 봉구지산 자락에서 최대한 줌인으로 잡은 이미지입니다. 서도교회가 감나무를 배경으로 바싹 다가섰습니다. 작년 겨울은 20년 만에 주문도 앞바다에 얼음이 날 정도로 추웠습니다. 감나무는 추위에 약한 과수 중의 하나입니다. 봉구지산을 등지고 바다를 앞마당으로 삼은 느리 마을 중앙에 자리 잡은 감나무는 수령이 50살 정도 되었습니다. 쌓인 연륜만큼이나 슬기롭게 추위를 이겨내고 가지가 부러져라 홍시를 잔뜩 매달았습니다. 추위를 이기지 못한 감나무는 겨울을 나면 고욤나무로 변합니다. 우스개 소리가 아닙니다. 개량종 감나무는 고욤나무 대목으로 접을 붙였기 때문입니다. 접을 붙인 감이 달리는 줄기가 동해로 얼어 죽으면, 추위에 강한 고욤나무 대목에서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