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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의 향기, 나무

책이름 : 옛집의 향기, 나무 지은이 : 고규홍 펴낸곳 : 들녘 은행나무 - 대구 도동서원, 경남 합천 호연정, 충남 논산 이삼장군 고택, 충남 아산 맹사성 고택, 전남 화순 학포당, 소나무 - 전남 담양 소쇄원, 충남 예산 추사고택(백송), 충북 괴산 암서재, 향나무 - 충남 서산 송곡서원, 충남 당진 필경사, 회화나무 - 경북 예천 삼강리 주막, 충남 서산 해미읍성(호야나무), 푸조나무 - 전남 나주 쌍계정, 왕버들 - 경북 봉화 청암정, 굴참나무 - 전남 담양 면앙정, 벚나무 - 전남 화순 물염정, 탱자나무 - 전북 익산 이병기 생가, 뽕나무 - 강원 정선 고학규 가옥, 무궁화 - 경북 안동 예안향교, 배롱나무 - 충남 논산 윤증고택, 느티나무 - 경북 봉화 도암정, 감나무 - 경남 합천 소학당, ..

나는 왜 불온한가

책이름 : 나는 왜 불온한가 지은이 : 김규항 펴낸곳 : 돌베개 표지 도안에 대한 설명이 앞날개에 적혀 있는것이 요즘 출간되는 책들의 하나의 경향인데, 이 책은 글쓴이의 짧은 이력만 보인다. 책읽기를 마치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찢어진 차광막처럼 보였다. 그 찢긴 공백에 표제와 저자명이 자음과 모음이 어긋난 채 박혀있다. 표지 디자인에 무슨 의미를 부여한 것 같은데 아리송하다. 나의 느낌대로 찢어진 차광막이라면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사회 체제가 지탱되는 구조나 원리를 보지 못하게 눈 가리는 도구인 대중매체가 부지런히 쏘아대는 공중파거나, 자본주의가 권하는 소비라는 달콤한 당근의 그물을 지은이의 직선적인 통찰력이 찢어내는 것처럼 내게는 보인다. 제법 많은 독자가 찾는 저자이지만, 저서는 고작 두 권이다...

왜 산중에서 사냐고 묻거든

책이름 : 왜 산중에서 사냐고 묻거든 지은이 : 정찬주 펴낸곳 : 비채 우리나라 최고의 암자 전문가로 알려진 작가의 암자 답사기와 불교와 연관된 고사를 풀어쓴 어른동화의 대부분을 나는 갖고있다. 하지만 근래들어 저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온라인 검색창에 정찬주를 두드리고, 신간서적이 보이면 가트에 담았다가도 정작 주문시에는 삭제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책을 고르는데 있어 저자에 대한 편집증적 기질이 유난히 강한 나의 이러한 변화는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이 책을 읽어 가면서 변화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 정찬주는 우리 시대의 위대한 고승들의 삶을 소설화했다. '산은 산 물은 물'은 누구나 알다시피 성철 스님의 법어이듯이 스님의 일대기를 그렸고, '야반 삼경에 촛불 춤을 추어라'는 ..

처음처럼

책이름 : 처음처럼 지은이 : 신영복 엮은이 : 이승혁, 장지숙 펴낸곳 : 랜덤하우스코리아 나의 기질대로 단적으로 말한다. '신영복'이라는 이름을 모르고 삶을 살아 온 사람은 우리 사회에서 쉽게 살아 온 부류에 속한다. 이 말에는 두 가지 뜻이 함축되어 있다. 하나는 현대사의 질곡을 알면서도 애써 눈감았거나, 다른 하나는 지배계급이 교묘하게 의도한 우중(愚衆)으로서의 어쩔 수없는 현실인식의 소유자를 말한다. 저번 잡은 서두에 이어나갈 글줄기를 생각하다, 이러면 안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저자에 대한 저의 존경심 때문입니다. 여적 살아오면서 저는 나름대로 두 분의 사상적, 정신적 지주를 모시고 있습니다. 그중 한분이 신영복 선생님 이십니다. 어떻게 보면 '처음처럼'은 신영복 선생님의 모든 것을..

민중이 사라진 시대의 문학

책이름 : 민중이 사라진 시대의 문학 지은이 : 조정환·정남영외 펴낸곳 : 갈무리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동기는 조정환·정남영의 이름을 발견한 것이 전부라고 해야 한다. 보길도 시인 강제윤이 보내 준 '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를 잡으면서 '노동해방문학'을 떠올렸고, 검색창에 나는 '조정환'을 두드렸다. 18여년 전 그 세월, 나는 월간지 '노동해방문학'에서 사회변혁과 민중문학의 이론을 자양분으로 현실의 모순을 해부하고, 실천 방향의 지남철로 삼았다. '노동해방문학'은 참여문학으로서 문학운동의 주류였던 '민족문학론'에 맞서 노동자 계급의 당파성을 제창한 문학운동이었다. 하지만 90년 말경 '조정환'은 '잠수'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전국지배 수배령이 내려 9년여의 수배생활..

호모 코레아니쿠스

책이름 : 호모 코레아니쿠스 지은이 : 진중권 펴낸곳 : 웅진지식하우스 박노자가 정치·역사라는 양날의 칼로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해부한다면, 진중권은 미학·철학이라는 세밀한 메스로 한국인을 탐사한다. 표제인 '호모 코레아니쿠스'(Homo Coreanicus)는 극단적이고 압축적인 근대화로 전근대, 근대, 탈근대를 한 몸에 담고있는 한국인의 자화상을 가리킨다. 개발독재 시대의 압축 성장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21세기 대한민국의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제일을 자랑하듯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이행과정이 서구에 비해 아주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다. 탈근대가 진행중인 급변하는 한국사회에서 저자는 한국인의 자화상을 해부하는 개념으로, 우리에게 낯익은 국민성, 정체성을 폐기처분하고 하비투스(habitus)라는 개..

바리데기

책이름 : 바리데기 지은이 : 황석영 펴낸곳 : 창비 한 여름에 읽었던 '신화의 역사'에서 나는 황석영의 '바리데기'를 잠깐 언급했다. 다음달 책을 잡겠다던 혼자만의 약속이, 차일피일 미루어지는 동안 벌써 4개월이 흘렀다. 그러니깐 책을 구입하고, 딴 짖거리에 열중이었다는 소리다. 위 책 이미지의 소녀가 주인공 '바리'다. 맨발에 무릎을 덮은 주름치마를 입었다. 반소매 블라우스 차림의 바리는 쌍꺼풀이 없는 전형적인 몽골인의 골상을 지니고 있다. 머리는 염색을 했는 지 엷은 브라운 색이다. 차라리 검은 머리칼이 어울릴 것 같은데. 하지만 흐릿한 뒷 배경이 런던으로 보이는만큼, 역경속의 바리가 변화하는 모습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 바리의 이미지가 풍기는 청순미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TV에 등장..

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

책이름 : 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 지은이 : 강제윤 펴낸곳 : 조화로운 삶 느낌을 몇 자 적으려고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봐도 마땅한 글머리를 잡기 어렵다. 하긴 기행문이라는 장르가 필자의 사물과 형상, 여행에 대한 느낌과 사유를 긁적인 것이 아닌가. 시인의 글은 무겁다. 하긴 티베트 여행기로서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가 가볍다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 티베트의 영도자 달라이 라마는 인도에 망명 중이다. 몇년 전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석연히 않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던, 전 정권의 행태에 비판의 날을 세우던 소위 진보(?)주의자들은 이 책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현 14대 달라이 라마는 중국의 침공으로 10만여 명의 티베트 민중이 흘린 피가 채 마르기도 전에 여름궁전 노블링카를 지었다. 그런..

달려라 냇물아

책이름 : 달려라 냇물아 지은이 : 최성각 펴낸곳 : 녹색평론사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 우리가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의 한 구절이다. 환경운동가로서의 내력을 살핀 꼭지를 표제로 삼은 이 책은 소설가 최성각의 환경산문집이다. 작가는 강릉에서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낸다. 아버지는 돼지를 키우고, 어린 아들은 리어카에 '짬밥'을 실어 나른다. 어느 초여름 돼지가 새끼를 쳤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중 한마리를 동해로 흘러가는 냇가에 집어 던지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새끼돼지 13마리가 태어나 그중 무녀리 한마리를 도태시킨 것이다.(어미 돼지의 젖곡지는 12개다) 어린 소년은 저녁을 먹고 가족 몰래 동해로 향하는 십리길 둑방을 걷는다. 달도 없는 어두운 밤만큼이나 초조한 마음으로. 철조망에 옷이 찢..

小說法

책이름 : 소설법 지은이 : 박상륭 펴낸곳 : 현대문학 소설을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한 문장이 몇 쪽에 걸쳐있고, 단락이 어서 끝나기를 독자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 쉽표는 마구 쏟아지고, 영어 원문이 튀어나오고, 한자가 시도때도 없이 돌출한다. 언젠가 말했듯 나는 소설을 잡을 때 북다트가 하나면 족하다. 하지만 유일한 예외적인 소설이 박상륭 작품이다. 최소한 두 개를 준비해야 한다. 작품 말이게 붙은 각주(주석)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없기는 주석을 찾아봐도 마찬가지다. 형식도 파격적이지만, 내용은 더욱 난해하다. 전 세계의 종교, 신화, 민담, 전설 심지어 동화까지 등장하고, 관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전개는 독자의 글읽기를 고되게 만든다. 우리가 흔히 시간 때우기로 소설을 잡지만, 박상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