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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책이름 :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지은이 : 홍세화 펴낸곳 : 한겨레출판 표지 도안은 흘러가는 강물을 나타냈다. 수채화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섬들이 떠있다. 하늘의 구름이 강물에 드리운 것인지 물결의 흐름인 지 푸른색의 톤에 변화가 보인다. 햇빛을 받아 일렁이는 물비늘처럼 프랑스어와 한글이 반짝인다. 그림이 그려진 바탕 위에 흡사 타자기로 찍어낸 듯 하다. 책씻이를 한 후 표지 이미지를 자세히 보니, 쎄느강은 맑고 푸르러 파리 시민들은 발을 담그며 마음껏 물놀이를 하는 반면 한강은 탁하다 못해 썩어 건강한 사람들마저 병들어가고 있다. 여기서 내가 들여다 본 강물은 '사회정의'다. 즉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가 똘레랑스에 대한 얘기라면 오늘의 책은 '사회정의'가 화두다. 나는 글쓴이..

그리운 이웃은 마을에 산다

책이름 : 그리운 이웃은 마을에 산다 지은이 : 이호신 펴낸곳 : 학고재 이 책은 편집과 제본에 출판사의 정성이 깃들여 독자의 마음을 풍족하게 한다. 다소 책값이 비싸 보이지만 요즘 출판 행태인 양장본으로 만들지 않고도 얼마든지 소장도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오래전 서울 변두리 서점의 주인이 보여 준 정성으로 나는 20여 년이 훨씬 지난 그 시절 구입한 책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우리소설모임'이라는 민중계열의 작가들이 엮은 '소설 창작의 길잡이'로 '풀빛'에서 나왔다. 겉표지는 짙은 녹색이었는데 가운데 표제 부분만 노란 바탕에 검은 고딕체로 새겨져 있었다. 책을 고르자 주인은 투명 비닐로 책을 포장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보기에도 미끄러운 감촉으로 그 작업은 영 불편해 보였..

장진 희곡집

책이름 : 장진 희곡집 지은이 : 장진 펴낸곳 : 열음사 십여 년만에 희곡집을 잡았다. 그것도 한 작가의 작품집으로. 나는 책을 즐겨 잡지만 문학 장르에서 희곡과 시나리오는 그중 거리가 가장 멀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도 나와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벼운 읽을거리로 산문집을 잡거나, 더 나아가 소설이나 시집이다. 기억도 가물거리는 내가 잡았던 희곡집은 흥미가 끌렸다기 보다는 편집증적 기질에서 손에 넣은 것이다. 그 시절 나는 신춘문예당선작품집을 연례행사처럼 연초에 읽는 재미에 빠졌다. 그리고 책씻이한 아쉬움에 두세 차례 희곡당선작품집을 잡았지만, 별로 흥미를 느낄수가 없었다. 아니 그만큼 자신이 희곡에 대한 기초지식 부족으로 재미를 느낄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고작 연극평론가 안치운의 저작을 구입..

인연을, 새기다

책이름 : 인연을, 새기다 지은이 : 남궁산 펴낸곳 : 오픈하우스 온라인 서적에 들어가 미술 서적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아 낸 책이다. '인연을, 새기다'라는 표제도 눈길을 끌지만, 저자의 이름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시장바구니에 넣었다. 지금도 나는 80년대 민중미술운동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나름대로 판화가 중 세 손가락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작고한 오윤 그리고 이철수, 남궁산을 입에 올렸다. 중국의 신흥목각화 운동에 영향을 받은 80년대의 목판화는 민중의 삶과 투쟁을 선 굵은 판각에 그 의미를 담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시대 판화가 1세대라고 할 수있는 故 오윤의 작품은 그시절 사회과학 서적 표지에 실려 눈에 익숙하다. 그리고 이철수는 천등산 박달재에 터를 잡고, 선가(禪家)의 언어방식으로 ..

발바닥 내 발바닥

책이름 : 발바닥 내 발바닥 지은이 : 김곰치 펴낸곳 : 녹색평론사 표제 - 발바닥 내 발바닥, 지은이 - 김곰치. 참! 기묘한 책이름과 거기에 걸맞는 사람 이름인 것 같다. 출판사가 '녹색평론사'이니 분명 책의 내용은 환경생태 관련 분야임에 틀림없다. 김곰치는 소설가다. 아버지가 아무리 만취 상태일지라도 아들의 이름을 이렇게 작명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필명이다. 본명은 조경태다. 그의 등단작인 '푸른 제설차의 꿈'을 '95년에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하면서 어릴 적 별명을 필명으로 쓴 것이다. 작가는 '99년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로 제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경남 김해에서 출생하고 부산에서 자라, 또래집단에서 눈에 익은 바다고기로 별명이 지어졌을 것이다. 그러면 현재 작가는 자신의 필..

녹색평론 통권 100호

책이름 : 녹색평론 통권 100호 엮은이 : 녹색평론 편집부 펴낸곳 : 녹색평론사 '달려라 냇물아'를 읽고 나는 자신과 두 가지 약속을 했었다. 이번 글은 그 약속을 지켜 나가겠다는 다짐의 글이기도 하다. 작년 11월부터 나는 한 환경단체에 적은 액수나마 지속적으로 후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약속 한가지는 '녹색평론'의 정기구독이었다. 녹색평론이 대견하게도 통권 100호를 발간했다. 격월간 환경생태 전문잡지로 '91년 11월에 창간됐다. 그것도 자랑스럽게 이 땅의 출판문화의 극단적인 중앙집중화 현상을 이겨내고 대구에서 책을 펴낸다. 그것은 전적으로 창간부터 현재까지 발행인과 편집인이라는 중책을 두 어깨에 짊어진 영남대 교수 김종철의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책임과 의무에 빚지고 있기 ..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책이름 :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지은이 : 전시륜 펴낸곳 : 행복한 마음 '세상에 단 한 권의 책을 남기고 떠난 사람, 전시륜' 저자는 죽기 전 모국어, 즉 한글로 된 한 권의 수필집을 남기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었다. 조국을 떠난 지 오래 된 저자의 집필 과정은 영어로 생각하고 영한사전을 통해 우리말을 찾아 쓰여졌다. 다행히 나중에 저자의 조카 손녀들에 의해 한글로 컴퓨터에 입력되어 한권의 책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책이 출간된다는 기쁜 소식에도 불구하고 끝내 책을 잡아보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저자는 떠났다. 하지만 먼 하늘에서나마 특유의 낙관적인 미소를 머금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2000년 도서출판 명상에서 출간되었으나, 재판되지 못하고 8년이나 지나 '행복한 마음'에서 개..

바우 올림

책이름 : 바우 올림 지은이 : 황대권 펴낸곳 : 시골생활 '바우 황대권의 세번째 옥중서간!' 그렇다. '야생초 편지'와 '빠꾸와 오라이'는 누이 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묶은 서간집이고, 이 책은 저자의 신앙의 거울이자 멘토였던 디냐 자매님께 10여년 동안 보냈던 편지를 묶은 서간집이다. 그리고 저자는 출옥하여 생명평화결사운동을 펼치면서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를 선보였고, '황대권의 유럽인권기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책도 있다. '바우 올림'이라는 표제가 특이하다. 여기서 '바우'는 우리나라 초창기 천주교 전래 과정에서 순교한 103위 성인 중 한분인 유대철 베드로의 이름을 저자 스스로 우리말로 바꾸어 '바우'라고 호칭한데서 이른다.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살점..

푸른 매화를 보러 가다

책이름 : 푸른 매화를 보러 가다 지은이 : 김하돈 펴낸곳 : 들녘 시인 김하돈은 시집이 없다. 아니 저자에 대한 나의 과문인지도 모르겠다. 시집을 내었으나 품절이나 절판이 되어 나의 아둔한 신경망을 빠져 나갔는지도 모른다. 주말에 책씻이를 하고 저자의 프로필을 뒤적이고, 구글에 들어가 웹문서를 검색해도 지은이의 시집에 대한 정보는 없다. 그런데 김하돈이라는 이름 앞에는 항상 시인이라는 접두사가 붙어있다. 확실하다. 저자는 시로 문단에 등단했다. 하지만 아직 첫 시집을 내지 못한 것이다. 무슨 사연이 숨어 있을까. 나는 시인의 책을 두 권 째 잡았다. 거의 10년 전인 99년 2월 실천문학사에서 간행한 기행산문집 '마음도 쉬어가는 고개를 찾아서'를 잡고, 뒤늦게 두 번째 산문집을 펼친 것이다. '작가의 ..

이 곳만은 지키자, 그 후 12년

책이름 : 이 곳만은 지키자, 그 후 12년 지은이 : 김경애 펴낸곳 : 수류산방 상전벽해(桑田碧海) - 뽕나무 밭이 바다로 바뀐 것처럼 엄청난 변화를 이르는 말.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그렇다면 우리 국토는 어떻게 얼마나 변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토목·건설 공화국답게 자연이라는 어머니 품을 시멘트·아스팔트화로 뒤덮는 즉 개발지상주의자에게는 성장과 발전이고, 환경론자에게는 파괴라고 일컬어지는 변화였다고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그 흐름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 책을 잡은 지가 벌써 1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 곳만은 지키자'는 한겨레신문사에서 '96년 두 권으로 출간되었다. '92년 한겨레신문은 기획 연재물로 '이 곳만은 지키자 - 자연 생태계 긴급 보전 호소'를 1년6개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