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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책이름 :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지은이 : 김진송 펴낸곳 : 시골생활 책 앞날개를 펼치니, 목수 일을 시작한지 10년 밖에 안된 저자 말대로 초보목수이지만, 그 내공은 보통을 넘는다. 목수 김진송의 그동안의 저작물을 보자. 현대문화에 대한 글로는 '현대성의 형성 -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 '장미와 씨날코'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와 현대문명에 대한 책으로 '인간과 사물의 기원'이 있다.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미술작가론으로 '이쾌대'와 '목수, 화가에게 말걸다' 그리고 목물을 다루는 목수로서 '나무로 깍은 책벌레'를 펴냈다. 여섯 번이나 '목수김씨전'이라는 개인전시회를 열었다. 저자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했고, 목수일 전에 평론, 출판, 기획 등의 일을 했다. 이러한 내공의 소유자 이기에 작..

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

책이름 : 마추픽추 정상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보다 지은이 : 손호철 펴낸곳 : 이매진 손호철. 꽤나 낯이 익은 이름이다. 90년대 후반 창비에서 발간한 두터운 책술의 '현대민주주의론' 두 권이 아직 내 책장에는 꽂혀있다. 현실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전 세계는 자본주의의 전일적 승리를 구가하고 있다. 승리의 축배는 바로 불가사리처럼 제3세계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려 빨판을 내뻗는 자본의 촉수로 나타났다. 대안과 전망을 상실하여 망연자실한 진보 진영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에서나마 갈 길을 모색해야 했다. 바로 '현대민주주의론'으로 그동안 한국사회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일궈낸 실천적 성과물의 이론화라고 할 수 있다. 진보운동이란 현실에서 탄력을 받을 때 소소한 전술적 차이는 동력에 의해 드러나지 않는다...

박노자의 만감일기

책이름 : 박노자의 만감일기 지은이 : 박노자 펴낸곳 : 인물과 사상사 박노자의 저작을 두번째 잡는다. 지난해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를 잡으면서 흡족한 책읽기였다고 술회한 만큼, 나는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손에 넣었다. 배고픈 아이가 젓을 보채듯 틈만 나면 인터넷 서적에 들어가 검색창에 '박노자'를 때렸다. 어느 일간지는 이 책이 지은이의 12번째 한글 서적이라고 소개하고, 한국인으로 귀화한 지 6년이 되었으므로 한해에 평균 2권을 썼다고 '화제의 책' 란에 밝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수치는 틀렸다. 12권의 책에는 공저 3권이 포함되었다. 그러니까 박노자만의 저작으로는 9번째가 된다. '우리가 몰랐던 동아시아'에서 저자의 특이한 이력을 소개한 만큼 오늘은 빠진 부분만 보충한다. 우연히 영화 ..

이상문학상 작품집 두 권

책이름 : 천사는 여기 머문다 / 사랑을 믿다 지은이 : 전경린외 / 권여선외 펴낸곳 : 문학사상사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출간된지도 어느덧 30회를 넘어서 장년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문학상 중 가장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딴지를 걸어보자. 모든 문학상의 태생적 한계지만 심사평은 당연히 찬양 일색의 주례사 비평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뽑아놓은 대상작에 대한 비판적 글쓰기는 원천봉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시골 할머니들의 말을 빌리면 '구렁이가 제 몸 치는 격'이다. 7명이나 되는 심사위원 전원의 심사평을 싣는 것은 지나친 감이 없지않다. 독자들에게 '그 밥에 그 나물'로 보이게 마련이다. 심사위원 대표의 총평 하나면 독자들도 그런대로 봐줄 수 있지는 않을까. 1977년 제1회 이상..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책이름 :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지은이 : 박은봉 펴낸곳 : 책과함께 책 이미지를 보면 부적의 뜻모를 글씨 같기도 하고, 전통 창호 문양으로 보이기도 하는 겉표지 도안이 책 제호를 물음표 모양으로 감싸고 있다. 그리고 아랫단은 빈 여백이지만, 실제 책을 구입하고 보니 주황색의 띠지가 감싸고 있다. 띠지의 굵은 고딕체 문구는 '한국사 상식 44가지의 오류, 그 원인을 파헤친다!'다. 그러고보니 물음표의 기둥 양옆 작은 글씨가 바로 이 책이 담고있는 44가지 오류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이 책은 5개의 장에 44개의 꼭지로 구성되었다. 저자는 대중 역사서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우리 시대의 사학자다. 간결하고 명쾌한 필치는 독자의 시선을 숨 가쁘게 만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풍부한 사진 도판과 캡..

간절하게 참 철없이

책이름 : 간절하게 참 철없이 지은이 : 안도현 펴낸곳 : 창비 2006년 하반기 우리 시대의 대중적 인기 작가가 연이어 추억 속의 음식을 다룬 산문집을 펴낸바 있다. 맛에 대한 이야기는 성석제의 '소풍'과 윤대녕의 '어머니의 수저'다. '소풍'은 음식과 맛에 얽힌 추억 속에서 사람사는 이야기이고, '어머니의 수저'는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맛있었던 음식을 떠올리는 얘기였다. 하지만 나는 두 권의 책을 잡지 못했다. 아니 안 잡은 것이다. 한때 두 작가의 책은 소설과 산문을 가리지않고 출간되자마자 잡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의 애정은 시들해졌다. 날렵한 입심만큼이나 현실의 흐름에 편승하는 - 대중영합주의에 기댄 상업주의라고 나는 생각한다. - 발빠른 행보(?)에 나는 눈길이 삐딱해진 것이다. 그런데 '..

끌림

책이름 : 끌림 지은이 : 이병률 펴낸곳 : 랜덤하우스코리아 '끌림'의 책 판형은 B 46배판으로 만화책 크기다. 우체국 택배로 배달된 골판지 박스를 열자 앙증맞은 크기의 책이 맨 위에 얹혀져 눈길을 끌었다. 점퍼 호주머니에 들어갈 크기다. 새하얀 겉표지는 점자가 새겨진 듯 오돌도돌하다. 한 꺼풀을 벗기자 초콜릿 케이크의 생일축하 메시지를 장식한 듯한 속표지가 나타난다. 다지인에 정성을 깃들인 흔적이 여실하다. 위 책 이미지에서 하얀 벽에 박힌 검은 타일같은 네모안의 문구는 '1994 ~ 2005'와 'TRAVEL NOTES"로 지은이가 10여년 동안 50개국, 200여 도시에 머문 발길을 뜻한다. 제호 '끌림'이 조금 큰 고딕체로 박혀있고, 타일 위 그림은 자전거를 탄 여행자의 모습이다. 저자는 '당신..

환경사상 키워드

책이름 : 환경사상 키워드 지은이 : 오제키 슈지 외 옮긴이 : 김원식 펴낸곳 : 알마 '지구의 신령'으로 불리는 킬로만자로(5895m)는 열대 권역에서 유일하게 만년설을 자랑했지만, 그 시한은 2020년이다. '동아프리카의 젖줄' 빅토리아 호수가 가뭄으로 말라가 호숫가 3개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 겨울인데도 알프스엔 눈대신 비가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이면 알프스의 빙하 50%가 녹아버릴 것으로 예상한다. 2003년 프랑스 여름 폭염은 49℃까지 치솟아 1만5천명의 독거노인이 희생됐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호수로 변하고 있다. 빙하의 67%에서 해빙이 확인된다. '세계의 지붕'도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이다. 작년 2월 네팔의 카트만두에 무려 62년만의 폭설이 쏟아졌다. 우리나라라고 지..

국화꽃의 비밀

책이름 : 국화꽃의 비밀 지은이 : 김환희 펴낸곳 : 새움 새 천년의 첫해. 신문 지상은 온통 두 거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곡성으로 가득찼다. '소설하면 황순원, 시에는 서정주'라 불릴만큼 한국문단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지대한 두 거인이 동시에 쓰러졌다. 황순원과 서정주는 1915년 같은 해에 태어나, 2000년에 나란히 타계했다. 시장 지배사회의 독점적 제왕으로 군림하는 한 재벌이 운영하는 신문사는 서둘러 〈미당문학상〉을 제정했다. 정부는 미당이 죽은 지 반년 만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땅의 민주화를 앞당기다 의문사한 장준하는 은관문화훈장이었다) 이때 『국화꽃의 비밀』은 '단군이래 최대의 시인', '시인부락의 족장'이라는 이땅의 예술인으로 가장 거창한 추앙을 받는 미당의 업적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밀..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책이름 :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지은이 : 디 브라운 옮긴이 : 최준석 펴낸곳 : 나무 심는 사람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의 부제는 '미국 인디언 멸망사'다. 하지만 이 말은 이렇게 고쳐야 정당하다. '아메리카 원주민 멸망사'로. 여기서 인디언은 인도인이라는 뜻이다. 즉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인 줄 알고 발견(?)한 신대륙의 원주민에 대한 와전된 호칭으로 비하의 뜻이 담겨 있다. 우리가 일본인을 '쪽바리'로, 중국인을 '되놈'으로, 일본인이 우리를 '조센징'으로, 중국인을 '짱골라'로 부르는 것과 같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팝송을 즐겨 들었는데 그중 한곡이 '인디언 레저베이션'으로 우리말로 '인디언 보호구역'이었다. 인디언 북소리가 연상되는 도입부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마을을 떠돌던 천막극장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