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가을장마였다. 퍼붓던 비가 잠시 주춤한 이른 아침, 이틀 만에 산책에 나섰다. 옛길에 접어들기 전 뒷집 고양이 새끼들이 궁금했다. 아! 박스 안 두 마리의 몸이 뻣뻣했다. 새끼들이 세상의 빛을 본 지 스물다섯 날 째였다. 녀석들은 채 피어나기도 전에 생을 마감했다. 낮게 내려앉은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했고, 나의 마음은 우중충했다. 노순이가 낳은 아홉 배 째 새끼는 얼룩이와 노란빛 세 마리 모두 네 마리였다. 뒷집 형이 며칠 째 보이지 않던 노순이가 마당 광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녀석이 배가 고파 할 수없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형이 새끼들을 품에 안고 왔다. 유아방은 본채에 이어진 보일러가 앉은 부속건물 봉당의 골판지 박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았다. 노순이는 하루나 이틀 전에 몸을 풀었을 ..